Wondy.
·부동산·26 min read·원디(Wondy)

집단대출 총량규제에서 잔금대출만 빠진다면, 중도금은 어떻게 되나

집단대출은 이주비, 중도금, 잔금 세 가지예요. 8월 13일 대책은 셋을 갈라 다루는 대신 한 묶음으로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총량 목표도 1.5%에서 3% 수준으로 올랐어요. 무엇이 어떻게 갈렸는지 정리했습니다.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는 8월 18일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2,178가구짜리 단지예요. 하나은행이 이 단지에 배정한 잔금대출 500억원은 접수를 시작한 지 3분 만에 동났습니다. KB국민은행은 한도 100억원에 "15가구만 접수"라고 안내했고요. 단지 전체에 필요한 잔금대출이 1조원쯤인데, 집단대출을 취급하는 은행과 상호금융 9곳의 한도를 다 합쳐도 필요액의 10%가 안 됩니다.

그래서 정부가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빼주는 안을 들여다봤어요. 7월 30일에 금융 대책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날 오후 1시까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고, 실제 발표는 2주 뒤인 8월 13일에 나왔습니다.

기사 제목만 훑으면 집단대출이 통째로 풀리는 것처럼 읽혔고, 7월 말 보도를 뜯어보면 풀린다는 건 잔금 하나였어요. 확정본은 그 구도와 달랐습니다. 이주비·중도금·잔금을 한 항목으로 묶어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하기로 했거든요. 아래에서 셋의 차이부터 짚고, 확정본이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남겼는지 순서대로 볼게요.

집단대출이 뭔가요

조건이 같은 여러 사람을 한 번에 묶어서 심사하고 승인해주는 대출이에요. 같은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나 같은 재개발 구역 조합원처럼요. 개인이 은행에 찾아가 따로 심사받는 주택담보대출과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KB국민은행 경제용어사전). 그리고 이 안에 성격이 다른 세 가지가 들어 있어요.

종류언제 받나요누가무엇에 쓰나요
이주비대출재개발·재건축 착공 전조합원살던 집을 비우고 나가 있는 동안 지낼 집을 구하는 돈
중도금대출분양 계약 후 완공까지 (보통 1~2년)분양 계약자나눠 내는 분양대금
잔금대출입주할 때입주 예정자마지막 잔금. 실행되면 중도금대출은 자동으로 갚아져요

분양대금은 보통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으로 나눠 냅니다. 상품마다 다르니 계약서를 봐야 해요.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건 세 대출이 이어달리기라는 점입니다. 잔금대출이 실행되면서 중도금대출을 갚아버리는 구조라, 마지막 주자가 안 나타나면 앞 주자가 트랙에 그대로 남아요.

잔금대출이 안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중도금대출이 그대로 남습니다. 갈아탈 대출이 없으니 입주는 못 하는데 중도금 이자는 계속 나가고, 입주 기간을 넘기면 연체이자와 관리비까지 붙어요. 평택 브레인시티 로제비앙&엘가 더퍼스트(1,700가구)는 대출이 가능한 가구가 전체의 20%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 단지 문제가 아니에요. 8월부터 연말까지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116개 단지 7만2,907가구고(한국부동산원), 세대당 3억원으로 잡으면 22조원쯤 필요하다는 게 언론 추산입니다. 당국은 하반기 7만 세대에 26조원으로 봐요. 반면 5대 은행이 올해 늘리겠다고 당국에 낸 가계대출 목표는 4조3,300억원인데, 7월 23일 기준으로 이미 4조5,637억원이 늘어 목표를 2,337억원 넘겼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한도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산수가 이거예요.

7월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한 입주 예정자가 대통령 앞에서 이 얘기를 직접 꺼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분양이) 확정된 건데 사후에 (대출) 정책 변경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는 지적이 꽤 있다"고 답했어요. 닷새 뒤 금융위원회가 5대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모았고, 그 회의 안건이 잔금대출을 총량규제에서 빼는 방안이었습니다.

총량규제에서 빠지면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나요

빠진다고 대출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총량규제는 은행이 1년 동안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총액에 상한을 두는 규제입니다. 올해 목표 증가율은 원래 1.5%였는데, 8월 13일 대책이 이걸 3% 수준으로 올렸어요. 대책 원문 표현이 금년도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3% 수준으로 관리(당초 1.5%)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대출 셧다운이라는 말이 돌았던 것도 이 규제 때문이에요. 여기서 잔금대출을 빼주면 은행 쪽 칸막이가 하나 열리는데, 개인을 보는 심사는 하나도 안 바뀝니다.

작년 10월 15일 대책으로 정해진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어요. 규제지역 LTV 40%,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 15억원 이하 6억원·15~25억원 4억원·25억원 초과 2억원, 스트레스금리 하한 3.0%. 스트레스금리는 쉽게 말하면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으니 미리 얹어서 계산해두는 금리인데, 이게 붙으면 같은 소득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DSR도 그대로고요. 입주 잔금을 앞두고 한도가 어디서 깎이는지는 입주자금 대출한도 계산에 정리해뒀어요. 총량 걱정을 덜었다고 은행 자기 자금과 리스크 한도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팰루시드에서 금융사 9곳이 내놓은 한도가 각각 50억원에서 500억원이었던 게 그 현실이에요.

그래서 확정된 건 뭔가요

셋이 갈릴 거라던 7월 말 보도와 달리 확정본은 한 줄로 묶었습니다. 대책 원문의 표를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항목현행개선 방안조치사항시행시기
주택공급 관련 주담대 (이주비·중도금·잔금)금융회사 총량관리 실적에 포함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금융권 협의2026년 하반기

용어를 짚고 갈 필요가 있어요. 대책 본문과 핵심 추진과제는 별도 관리라고 적었는데, 같은 문서 맨 뒤 향후 추진계획 표에서는 같은 과제를 이주비대출 등 총량관리 예외인정이라고 썼습니다. 한 문서 안에서 표현이 갈린 거예요. 이 글은 본문 표현인 별도 관리를 기준으로 쓰되, 원문이 갈렸다는 사실도 같이 적어둡니다. 확실한 건 총량에서 제외라는 표현은 어느 문서에도 없다는 점이에요. 브리핑에서 금융위원장이 쓴 말도 총량목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는 쪽이었습니다.

그리고 방식이 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조치사항 칸이 금융권 협의고 시행시기가 2026년 하반기예요. 얼마를 어떻게 떼어 관리할지, 배정 비율이나 금액을 정한 문장이 대책 어디에도 없습니다. 8월 13일에 정해진 건 방향뿐이고, 은행 창구에 실제로 돈이 어떻게 내려오는지는 하반기 협의 결과를 봐야 알아요. 8월 14일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 자료에도 배분 방식이나 금액을 적은 문장은 없었어요. 같은 자료에서 은행 집단대출은 6월 1조 5,000억원에서 7월 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습니다.

7월 말에 이 글이 걱정했던 자리는 이주비였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원이 집을 비워야 철거하고 착공하는데 그 돈이 이주비대출이라, 여기가 빠지면 정비사업 병목이 그대로 남거든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재개발·재건축에서 결국 이주를 나가야 철거를 진행하고 빠르게 착공할 수 있는데"라며 같은 지점을 짚었습니다. 확정본은 이주비를 같은 항목에 넣었고, 별도로 이주비대출 담보가치 산정 방식도 바꿨어요. 지금은 재개발 전 자산 평가액만 보는데 2026년 8월 31일부터는 재개발 후 신축주택 추산액 중 큰 금액을 쓰기로 했습니다. 같은 집이라도 담보로 잡히는 값이 커지니 한도가 늘어나는 방향이에요.

대책에 안 담긴 것도 있습니다. 7월 말에 검토 중으로 전해지던 보금자리론 주택가격 기준 완화(6억원에서 9억원)는 확정본에 없어요. 보금자리론 쪽에서 확정된 건 신혼부부 소득 기준 완화(2026년 10월)와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신설(2027년 1월) 두 가지입니다. 청년·생애최초 지원은 별도 항목으로 살아남았어요.

같은 대책 안에서 전세대출은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수도권·규제지역 80%에서 70%로 내리는데 대상이 1주택자로 한정됐어요. 무주택자는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90%로 현행 유지입니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집이 있는데 거기 안 살면서 전세를 얻는 경우)의 전세대출보증 제한이 붙었고, 둘 다 2027년 1월 1일 시행이에요. 이재명 대통령이 7월 29일 "전세대출이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 되는데 이제는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것이 이 방향으로 정리된 셈입니다. 언론이 이중 트랙이라고 부르던 구도인데, 7월 말에 이 글은 총량 목표 1.5%를 그대로 둔 채 한쪽을 열면 다른 쪽을 닫아야 하는 산수라고 적었어요. 그 전제는 깨졌습니다. 정부가 총량 목표 자체를 3% 수준으로 올려서 닫지 않고 여는 쪽을 골랐거든요. 비거주 1주택자 규제의 확정 조건은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글에, 전세대출 한도가 왜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지는 전세대출 한도 계산에 정리해뒀어요.

이걸 완화라고 읽어도 될까요

7월 30일에 원디는 완화라기보다 죄어둔 것 안에 구멍 하나를 내는 일에 가깝다고 봤어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틀린 절반부터 적을게요. 그때 이 글은 총량 목표 1.5%는 손댈 이유가 없다고 썼습니다. 근거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7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발언이었어요. "총량규제 등 기존 기조는 유지하지만 실수요자·서민·청년 등 애로가 있는 부분은 핀셋 지원을 통해 해소해 나가려 하고 있다"고 했고 "정책을 전환한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거든요. 잔금대출이 막힌 이유도 규제 탓이 아니라 "은행들이 총량 관리를 더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고요. 그 설명대로면 목표 숫자를 건드릴 일이 없는데, 2주 뒤 정부는 그 숫자를 3%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구멍을 내는 대신 그릇을 키운 셈이에요.

맞은 절반은 구조 쪽입니다. 총량이 3%로 오르고 집단대출이 별도 관리로 빠져도 개인을 보는 심사는 그대로예요. 대책 원문도 LTV·DSR 규제비율과 주담대 대출한도 등 가계부채 수요관리의 근간이 되는 대출규제는 확고하게 유지한다고 따로 적었습니다. 규제지역 LTV 40%, 은행권 DSR 40%, 집값 15억원 이하 6억원 같은 숫자가 한 줄도 안 바뀐 채 재확인됐어요.

풀리는 대상 범위도 그대로 좁습니다. 이 항목은 집단으로 묶인 신축 분양자와 정비사업 조합원에게 가요. 구축 아파트를 개인으로 사면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사람은 총량 안에 그대로 남습니다. 국민일보가 "민원이 모이면 풀리고, 혼자면 막힌다"고 쓴 게 이 대목이에요. 예외가 늘어날수록 총량관리를 왜 하냐는 지적도 같이 커지고 있고요. 대책도 이 부담을 의식했는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다는 문장과 엄격한 관리기조 유지라는 문장을 총량 상향 바로 앞에 붙여뒀습니다.

8월 입주를 앞두고 계신다면 확인할 건 발표 전과 같아요. 우리 단지에 어느 은행이 얼마를 배정했는지, 접수 일정이 언제이고 선착순인지, 내 DSR로 그 금액이 실제로 나오는지입니다. 별도 관리가 창구에 도착하는 시점은 2026년 하반기고 방식은 금융권 협의로 넘어갔으니, 이번 달 잔금을 치르는 분이라면 아직은 발표 전과 같은 창구를 마주하게 돼요.

이 글을 포함해 1년 사이 바뀐 대출 규제 전체 흐름은 대출 규제 총정리 2026에 시간순으로 모아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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